5개월 아기 안고 러닝머신…‘갓생육아’ 트렌드인가, 위험한 일탈인가

최근 한 엄마가 5개월 된 아기를 품에 안고 헬스장 러닝머신에서 걷는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이를 둘러싼 육아 문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직후 ‘멀티태스킹 시대’의 엄마로서 자기관리와 육아를 동시에 실현했다는 호평과, 안전의식을 놓친 위태로운 행동이라는 우려가 엇갈려 오프라인 부모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관종’ 행동이냐, 사회적 환경과 변화된 ‘육아 현실’에 뿌리를 둔 현상이냐를 가르는 물음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육아의 현실은 복합적이다. 출산율 저하, 맞벌이 가정의 증가, 육아휴직 사용률의 지역·직종에 따른 격차 등으로 인해, 부모-특히 어머니의 몸은 물리적으로 항상 분주하다. 과거의 ‘헌신적인 엄마 상’에서 벗어나 자기계발·건강도 중시하는 경향, 즉 ‘갓생(갓+인생)’을 추구하는 부모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도 시대 변화의 한 단면이다. 육아와 자기관리의 병행은 더 이상 예외적 선택이 아니라 보편적인 문화가 된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영상 속 엄마의 행위가 단순 자기계발 차원을 넘어 어린아이의 안전, 건강 등을 충분히 고려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우려도 크다. 유아 안전연구회 관계자들은 “영유아기는 목, 척추, 관절의 미세한 충격에도 취약한 시기”임을 경고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영유아 낙상사고’ 사례에서도 부모가 안거나 업은 상태에서의 추락·미끄럼 사고가 매년 꾸준히 보고된다. 특히 러닝머신의 기계적 진동이나 갑작스러운 속도 변화, 바닥 미끄러짐 등은 모두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온라인에서는 이 영상을 두고 ‘현대판 갓생’의 표본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기관리와 육아 모두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라는 응원이 이어졌다. 유명 육아 블로거나 인플루언서들 역시 “현실 엄마의 다층적 삶”, “어린 자녀와 엄마 모두의 건강을 챙기려는 의지”를 강조한다. 이런 관점은 ‘개인의 선택’ 영역을 존중하는 최근 사회 분위기, 그리고 육아 부담의 공적 분담 대신 개인의 책임이 강조되는 사회 풍조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집밖 운동이 어려워진 환경, 실내 헬스장 이용 증가 현상, 공유육아 커뮤니티의 급성장 등은 엄마의 운동·자기관리 실천이 더 쉬워진 배경을 만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대중의 시선’ 혹은 ‘일상의 안전의식’ 측면에서는 우려와 비판이 크다. 일부 부모들은 “아기를 소품처럼 취급했다”며 ‘관종’이라는 비난을 쏟았다. 또 “SNS 인증을 위한 퍼포먼스가 육아의 안전담론마저 가볍게 만든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타인의 ‘좋아요’와 ‘팔로워’가 실질적 육아 행위보다 앞서려 한다는 점, SNS 상의 ‘보여주기 식 갓생’이 도리어 현실 육아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실제 현대 육아는 ‘경쟁적 자기계발’이라는 트렌드와, ‘안전 불감증’ 대비라는 사회적 숙제가 서로 맞물려 있다. 2025년 기준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20~30대 부모의 65%가 운동·공부 등 자기계발을 포기하지 않고 싶다고 답했으나, 77%는 육아 중 안전사고를 실제 겪었거나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숫자는 사회 안에서 ‘나도 건강하고 싶다’는 욕망과, ‘아이는 오로지 안전해야 한다’는 경계선이 얼마나 불안하게 교차하는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현실의 육아환경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고민되지 않는 한, 이러한 논란은 최종 해법 없이 반복될 것이라 내다본다.

한편 국가와 지자체의 공적 육아지원 확대, 실내외 아이돌봄 시설의 안전 지침 강화, 공동체적 육아 문화의 재확립 등 근본적인 안전망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개인의 선택-행동만을 두고 책임을 묻거나, 심리적 ‘관종 낙인’을 너무 쉽게 찍는 것도 현장의 부모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키거나 청년 세대의 가족 형성 의지를 꺾을 수 있다.

한국 내 육아 현실, 그리고 엄마·아빠세대의 몸과 마음, 자기 삶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균형 잡히는 육아 환경의 구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회가 주는 구조적 압박,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쏟아지는 ‘시선’ 사이에서, 각 부모가 자기 시간과 아이의 안전을 모두 지킬 수 있는 환경과 제도적 안전장치가 더 촘촘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 ‘갓생 육아’와 ‘위험한 관종’ 사이의 경계가 임의적 프레임으로 소비되는 현상이 아니라, 실제 부모와 아이의 삶을 중심에 둔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 강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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