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캐나다 관세 반격, 미-캐 무역전쟁의 신호탄
8월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내년부터 25%에서 50%로 상향할 것을 시사하며 강력하게 맞대응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캐나다가 최근 미국산 농산물과 공산품 일부에 보복 관세를 선언하자, 이를 단순한 통상 마찰이 아닌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규정했다.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양국 간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는 흐름은 이미 예견됐으나, 자동차 관세 2배 인상이라는 직접적 위협은 미국 내 자동차 산업은 물론 글로벌 밸류체인에도 중대한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이같은 결정은 캐나다 정부가 올해 초 도입한 ‘글로벌 상생 무역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캐나다는 미국의 반보조금 정책 강화 및 자국 일자리 보호정책이 자국산 상품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8월 초 공식 성명을 통해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따라 쌍방간 관세전의 강도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보다 훨씬 원색적으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북미 자동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기업의 경영전략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미국발 관세 인상은 단순히 양국 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뿐 아니라, 멕시코·유럽 등 동시 공급망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수출 전략 구조까지 재조정을 촉발한다.
실제로 미국 내 자동차 시장의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체결 이후 국가 간 부품·완성차 교역 의존도가 급증한 상황이다. 미 상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캐나다산 자동차·부품 수입액은 약 430억 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입의 18%가량을 차지했다. 관세가 25%에서 50%로 치솟는다면 이론상 수입원가가 20~30% 이상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유통가격도 최소 10% 이상 인상 압력을 받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와 소비심리 위축 등 연쇄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캐나다는 자국 내 미국 브랜드 차량 점유율이 50%에 달하지만 보복관세 대상에 미국산 농기계·건설장비까지 포함하고 있어, 복합적인 산업 파장과 무역분쟁 전선 확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시장 역시 사태를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8월 27일 뉴욕 증시는 관세 인상 가능성이 보도된 직후 포드와 GM 주가가 각각 4%, 3% 하락했다. 달러-캐나다 달러 환율도 장중 1% 상승하며 단기적 달러 강세 압력이 부각됐다. 이는 미국 내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물가의 변동성 확대 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경제연구소(ERAI)가 지난 분기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캐나다의 상호 무역액에서 자동차·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2%에 달해, 자동차 분야가 갈등의 중심축임은 부인할 수 없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관세 충격에 따른 순이익 감소, 글로벌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 상승을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분쟁 심화 속 트럼프와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발언 역시 강경일변도다. 트럼프는 “캐나다 측의 각종 장벽이 철폐되지 않을 경우, 미 본토 진출 캐나다산 모든 자동차에 대해 이중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뤼도 내각은 즉각 “미국의 관세 전쟁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 캐나다 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추가적 대응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촘촘하게 얽혀온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멕시코 등 USMCA 체제 하의 후방 국가들은 물론, EU·중국 등 대외 교역국들에서도 파급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련의 관세 갈등은 세계 공급망 리스크 현안과도 맞닿아 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요-공급 불균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지정학적 변수와 보호무역 선순환까지 결합되며 변화의 폭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의 강경 무역정책 기조는 미국 내 보호무역파와 자유무역파의 대립을 재점화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무역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에도 재차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입될 소지가 크다.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 월가 투자은행 등은 “북미 무역전쟁 격화 시, 북미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2026년 2.1%)에서 최대 0.5%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동시에,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무역갈등 악화 시 추가적 변동성을 피할 수 없으며, 주요 수출 대기업—특히 북미 생산거점 비중이 높은 자동차·철강·기계 업종의 실적 하방 압박이 예상된다. 주요 상장사 IR(기업설명회)와 이익 추정치 컨센서스, 외국인 투자 지분동향 등도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논란 확대 이후 국내 KOSPI 및 코스닥지수 역시 차익실현 매물이 급증하며 약세로 전환되는 등 투자심리 위축 국면이 감지됐다. 채권 시장 역시 신흥국물 프리미엄 확대, 단기물 금리 급등 등으로 연동되는 추가 리스크 요인에 노출된 상태다.
한미 금리차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북미 무역분쟁은 수출·투자 환경에 중첩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북미 자동차산업 공급망의 재편과 부품 국산화율 확대 등 구조적 변화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 경제 및 투자자 역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북미-아시아 무역흐름 변화, 환율 변동성 리스크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과 대비가 요구된다. 향후 정책·시장 동향과 주요 리스크 지표에 대한 정밀한 주시가 반드시 선행돼야 할 시점이다.
— 임재훈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