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의 AI·디지털 정책 강화, 지방 미래 발전 해법이 될까
양평군이 지속가능한 미래도시 전략을 위하여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정책을 강화하기로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기존 농촌 중심의 지역 구조를 디지털 기반 사회로 전환하고, 지역 경쟁력 확보는 물론 수도권 내 새로운 혁신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양평군의 발표에 따르면, AI 데이터 센터 구축, 스마트 행정 시스템 도입, 디지털 시민 교육 확대 등 세부적이고 실질적인 실행 방안이 포함된다. 최근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하며,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예고됐다.
양평군이 내건 전략의 핵심은 행정 서비스 자동화, 시민 생활편의 증진, 도시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특히 AI 활용 범위를 단순 업무 효율화 수준이 아닌, 지역 내 산업 생태계 강화 및 생활 서비스 개선으로 확장한 점이 주목된다. 예를 들어, 농촌 특색에 맞춘 AI기반 스마트팜 시범 지역 선정, 공공데이터 개방 및 연계,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범 사업 유치까지 포괄한다. 양평군은 이를 통해 청년층 유입, 기업 투자 유치, 인구 구조 개선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효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방정부의 AI–디지털 정책 추진에는 여러 경제적·행정적 변수가 동반된다. 첫째, 투자 규모와 재원 마련이 핵심 위험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2026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AI 및 디지털 전환 예산은 수도권과 대도시에 편중돼 있으며, 중소 지방자치단체는 인력과 자원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양평군 역시 단기간 내 재정 투입의 효율성과 장기적 재원 확보 방안을 병행하지 않으면 정책 실현에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 둘째, 인재 부족과 디지털 인식 격차 역시 극복 과제로 꼽힌다. 최근 지방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 확대, 시민 대상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병행되지만, 단기 효과보다는 중장기 전략과 사회적 투자 촉진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하나의 관건은 정책의 현장 실효성 여부다. 기존 스마트도시 사업의 선례를 살펴보면, 중앙정부의 광역 정책이 하향식으로 내려오는 경우 지방 단위 실현 가능성에 한계가 드러나곤 했다. 전국적으로 ‘스마트 시티’ 사업들이 구체적 인프라 확충과 시민 교육에 미진해 초기 구상과는 다른 결과를 초래한 사례도 많다. 실제로 국내 AI·데이터센터 구축 사례를 보면, 지역특화 모델은 산업 중심도시에서 상대적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난 반면, 농촌형 시범사업은 데이터센터 건립 이후 활용·접목 단계에서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양평군 정책 추진 시 실질적 민관 협력, 지역 맞춤형 인프라 구축, 운영 데이터의 피드백 구조를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이와 동시에, 디지털 격차 해소를 통한 포용적 성장도 주요 과제다. AI·디지털 전환은 양극화 문제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양평군 특성상, 디지털 정책이 오히려 지역 불균형 심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안정적 실행을 위해서는 단계별 현장 모니터링, 지역주민 의견 수렴 강화, 중앙정부의 지속적 재정·행정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UN 경제사회이사회 2026년 발표 자료에서도, ‘지속가능도시’ 혁신의 핵심조건으로 제도적 지원(인센티브)·교육·사회문화적 합의를 꼽고 있다.
향후 양평군 정책이 모델 지자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려면, 단기적 성과에만 매몰되지 않는 실행력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정책의 용두사미형 전락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내 산업특성, 노동시장·인구구조 변화, 장기적 재정 로드맵 수립, 데이터 기반 정책평가 시스템 도입 등이 요구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지방행정연구원(KLRI) 등 주요 연구기관도 정책 지속성·성과관리 요소를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지방의 디지털 혁신은 지역경제 구조와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양평군 사례는 지방 소멸 위기 극복, 균형 발전 담론의 실험대가 될지, 혹은 또 하나의 형식적 ‘스마트시티’ 사례에 머무를지, 지금부터가 진짜 출발선이다.
— 임재훈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