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국경을 넘은 울림—중국 쿠거우뮤직 1위와 TIMA 수상의 파장

청명하게 울려 퍼지는 신예 뮤지션 키키의 음색이 한국의 바람을 타고 중국 대륙의 공기마저 물들였다. 최근 키키가 중국 내 주요 음악 차트인 쿠거우뮤직의 한국 차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음악씬의 이목을 단단하게 집중시켰다. 이어진 TIMA(Trans-International Music Awards) 수상 소식마저 하나의 음표가 되어 화제를 더했다. 비는 듯 속삭이고, 다시금 폭죽처럼 터지는 그의 목소리와 사운드는 국경을 초월해 듣는 이를 뒤흔든다. 쿠거우뮤직, 현재 약 4억 명의 월간 이외 이용자를 자랑하며 중국 내 디지털 음악 소비의 척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심 무대에서 한국인 아티스트가 정상에 선 일은, 음악의 언어가 국적을 지워버리는 산뜻한 증거다.

키키 특유의 곡 구조—몽환적인 신시사이저와 섬세히 분리된 베이스 그리고 인위적 조명 아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유려한 퍼포먼스—는 동아시아 팝 음악이 지닌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결을 변주한다. 특히 최근 발표한 싱글 ‘오로라 나잇(Aurora Night)’은 심야에 흐르는 도시의 네온 사인처럼, 선명함과 몽롱함이 교차한다. 그의 무대는 어둡고도 선명한 감정의 조명, 예술성과 대중성의 묘한 경계선상에서 틈을 메운다. 이번 1위 소식에 중국 내 현지 팬들 반응 역시 뜨겁다. 쿠거우 댓글창에는 수많은 환호와, 동시대 K-pop이 중국 리스너에게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각인시키는 찬사가 연일 쏟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중 간 엔터테인먼트 교류가 간헐적으로만 이루어지던 시기를 지나, 케이팝은 보다 유연하게 경계를 넘나들기 시작했다. ‘음악을 경계 짓는 것은 오히려 구시대적 망상’이란 현장 관계자의 말마저 이번 키키와 쿠거우의 접점 앞에선 유난히 설득력을 얻었다.

쿠거우뮤직의 한국 차트 최상위권을 차지한 키키의 성취는 한류의 ‘파도’가 다시금 일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상업적 ‘한류’ 프레임을 넘어, ‘음악 그 자체’에 몰두하는 아티스트적 태도다. 키키는 인터뷰에서 “음악은 모두의 바람이며, 나의 노랫말과 멜로디가 누군가의 하루 끝을 조금이라도 위로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무대 조명의 각진 선과 관객의 얼룩진 표정마저 음악으로 직조해내는 키키 특유의 무대 연출력은, 올여름 많은 이들이 공연장으로 향했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다.

동시에 이번 TIMA 수상은 앞으로의 심도를 더한다. TIMA는 음악산업 내 ‘국경 초월 음악성’을 주요 수상 기준으로 내세운다. 키키는 거기서 ‘글로벌 차트 브레이커’ 상을 거머쥐었다. 음악평론가들은 “키키의 곡은 언어적 장벽을 무색하게 만드는 음향적 편성, 세계시장에서 통할 만한 감수성—더 나아가 글로벌 청자들의 심리 동선에 밀착된 프로듀싱이 빛난다”고 해석한다. 비단 K팝의 확장판이라기보다, 오늘날 동아시아 음악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실험의 현장이다.

예술적 성취를 논하는 음악 전문 매체들은 키키의 이번 움직임을, ‘포스트-하이픈(post-hyphen) K뮤직’ 흐름으로 본다. 국가, 장르, 플랫폼의 구획을 지우고, 데이터 기반 스트리밍 경제의 중심을 뚫는 사운드. 키키의 차트 등극은 단순한 팬덤의 파워나 마케팅의 산물을 넘어, 보편적 감정과 감각의 연합이 더욱 본질적인 힘임을 증명한다. 현장에서는 이미 중국 내 여러 음반사가 키키 및 한국 신인 아티스트와의 계약 의사를 비추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예정된 키키의 중국-동남아 공동 투어가 성사된다면, 한국 대중음악이 다시금 새로운 국면을 열 가능성에 기대가 실린다.

그의 공연장 안, 필름처럼 스며드는 조명과 점멸하는 LED, 심장 박동에 맞춰 요동치는 베이스 라인 그리고 우산 아래에 숨은 작은 감정선들—이 모든 것은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가 지금 어떤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를 묻는다. 이 장면의 진짜 정점은 차트 순위가 아니라 무대를 내리는 마지막 순간, 관객과 아티스트가 숨죽여 나누는 짧은 여운이 아닐까. 키키의 1위와 TIMA 수상이 단일 사건에 그치지 않고, 올해 한국·중국 음악계 전반을 움직일 강렬한 변수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 — 서아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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