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의 ‘찾아가는 부모 상담’, 돌봄의 온기로 마을을 채우다
5월의 저녁, 울주군 한 어린이집에서는 오늘도 쉼 없이 발걸음이 분주하다. 어린이집 현관 유리문 너머로 알록달록 가방을 멘 아이들이 엄마, 아빠 품에 안기며 환하게 웃는다. 오늘 이곳에는 특별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울주군이 주최한 ‘찾아가는 부모 상담’이 어린이집에 마련된 작은 공간에서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진행되고 있다.
이 상담은 한 가정의 일상의 무게와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기획됐다. 맞벌이 가정인 김연희(37) 씨는 “아이와의 사소한 갈등도 때론 벅차는데 부모 상담을 받으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한다. 상담실 앞엔 익숙한 얼굴의 교사와 군청에서 나온 상담사가 아이의 행동 변화, 가정 내 어려움, 부모의 정서와 스트레스 등 삶의 구체적인 면을 조심스럽게 묻고, 경청한다. 이는 누군가의 목소리 없는 울음을 보듬어주기 위해서다.
부모 상담 사업은 최근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육아 스트레스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부모도 돌봄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울주군은 지역 내 어린이집 보호자를 위해 직접 현장에 찾아가는 방식을 확대했다. 이는 설문을 통해 수요를 파악하고, 야간 및 주말 상담까지 시간대를 다양화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 상담에 참여한 보호자들은 변화의 힘을 실감한다. 아이가 친구와 다투고서 소리내 울던 날, 상담사가 “감정을 긍정해주되, 때로는 작은 거부도 경험하게 해라”라고 조언해줬다는 정은주 씨(35)는 육아의 관점을 바꾼 뒤 아이와의 관계가 눈에 띄게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흔히도 우리 사회는 엄마, 아빠를 강한 존재로만 본다. 하지만 실상 부모 역시 흔들리는 한 인간, 그리고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다.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유사 사례를 돌이켜보면, 부모 상담의 확대는 ‘사각지대 없는 돌봄’의 시작으로 평가된다. 서울 강동구, 경기도 고양시, 부산 해운대구 등에서도 부모 대상 심리상담 및 교육을 펼치며 양육에 실질적으로 힘이 될 지원을 한다. 이 과정에서 공동체가 부모와 아이 모두를 함께 돌보자는 취지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2025년부터 육아종합지원센터 중심으로 심리상담 인력 확충을 약속한 뒤, 상담 대기 시간이 줄고 외롭던 보호자들의 지지 경험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지원의 온기가 모든 이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현실은 여전하다. 저소득층, 한부모, 조손가정 등 복잡한 가정형태, 일상에 매몰된 보호자들은 상담에조차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상담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찾아가는’ 물리적 노력에 더해, ‘지속적이고 익명성 보장된’ 상담이 보완되고, 맞춤형 심리 지원도 절실하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울주군 사례는 첫걸음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돌봄에는 소위 ‘정답’이 없다. 상담 현장의 벽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만큼이나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있다. 밤늦게까지 아이를 맡겨야 하는 워킹맘, 새터민·이주민 가정, 혹은 부모 역할에 늘 불안한 초보 엄마아빠까지, 모두 존재 방식이 다르다. 찾아가는 상담은 그 모든 가족이 자신의 고민과 감정을 외롭게 품지 않게 보듬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사람 중심”의 이 시도는, 가끔 울고 때론 방황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기댈 언덕을 만들어준다. 아이 키우는 일이 결국 ‘마을의 일’임을 엄연히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 상담이 끝나고 빈 교실엔 함께 나눈 이야기의 온기와, 한 사람의 마음이 조금 더 따뜻해졌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만이 남는다. 돌봄의 문을 늘 넓혀가는 지역 사회, 그리고 치열한 하루를 살아내는 모든 보호자들에게, ‘찾아가는 부모 상담’이 건네는 위로가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란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애기랑 부모 둘다 챙기는 정책 칭찬함!🥰 근데 좀 더 자주 했음 좋겠네요 ㅠㅠ
이런 상담 진작 했어야지 ㅋㅋ 이제라도 시작한 건 인정😏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육아는 부모 혼자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도와야 합니다. 앞으로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이렇게 직접 찾아오는 상담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클 것 같아요.
부모 상담이라는 게 생각보다 심리적 장벽이 높더라고요. 울주군 사례는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습니다. 실제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지역을 넘어 전국적 표준이 되도록 더 많은 행정적, 복지적 지원이 이어져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