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티난다고? 오히려 좋아” 중국 찾는 한국인들…달라진 여행 트렌드 뭐길래
여름 휴가 시즌, 국내 아웃바운드 여행 시장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 관광이 다시, 그것도 더 세련된 포지셔닝으로 돌아왔다. 한때 ‘중티’로 불리며 소셜 상에서 ‘촌스럽고 뻔한 코스’쯤으로 취급되던 중국여행지가, 최근 젊은 MZ 세대의 색다른 여행 플레이그라운드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항공사별 중국행 노선 예약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여행업계 빅데이터에서도 ‘상하이’, ‘칭다오’, ‘하얼빈’ 등 중국 대표 도시의 검색량과 콘텐츠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왜 다시 중국인가. 먼저, 최근 중국 정부가 ‘72시간 무비자 환승’, ‘한국인 단체 무비자 관광’ 등 파격적 입국 완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 여기에 항공권, 숙박, 환율 등 여행 비용 부담이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해 MZ세대의 가성비 니즈와 맞아떨어진다. 무엇보다 최근 ‘인싸’ 소비문화의 주된 키워드는 개성·독특함·옛것의 재발견이다. ‘동남아, 일본은 다 가봤으니, 이제 중국도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심리가 새로운 일상을 위해 중국을 호출한다.
여행 트렌드는 미묘한 심리의 파장에 기반한다. K-패션·K-라이프스타일의 영향력 아래, 중국 현지 ‘힙스터’ 문화 역시 젊은이들의 촉각을 자극한다. 베이징의 오래된 골목 허우통(胡同)에서 특색 카페 투어를 하거나, 상하이 공업지구에서 뉴트로 감성의 사진을 남기는 것이 최근 SNS 상에서 밈처럼 유행한다. ‘남들도 다 아는 게 싫다’는 심리가 오히려 ‘중국=과거의 패키지 여행’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데 힘을 보탠다. 동시에 중국 내 트렌디한 브랜드, 향토 풍미의 로컬 미식 경험, 라이브 쇼핑 등 새로운 소비 패턴도 동시다발적으로 리포트된다.
국내 모바일 여행 플랫폼 위메프, 야놀자, 트리플 등의 2026년 상반기 통계에 따르면, 중국 주요 도시의 호텔 예약 증가율은 전년 대비 150% 이상 급증했다. 중국 청년들이 선호하는 ‘작은 도시 슬로우 라이프’나 ‘공동체 체험’ 테마를 한국 젊은 여행자도 흡수해, 기존 대형 쇼핑몰 위주의 관광버스 여행이 아닌 개인화 일상 체험이 인기를 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행 인플루언서들 역시 ‘중국=낯설고 신선하다’는 쇼츠 리플레이 영상을 쏟아내면서, 도시별 해시태그 노출량이 동남아 주요 여행지와 경쟁한다. 여행 자체가 하나의 ‘펑크’한 자기표현의 장인이 되는 셈이다.
이 흐름은 패션에도 영역을 넓힌다. 최근 상하이 패션위크, 광저우 스트리트 패션, 베이징 빈티지 마켓 등 중국발 트렌드가 네이버쇼핑, 쿠팡 직구, 무신사 등 국내 쇼핑 플랫폼에도 스며들고 있다. 중국 로컬 브랜드 ‘위챗샵’ 등은 한국 젊은층 사이에서 ‘잇템’으로 부상했는데, 이 과정에서 현지 스타일을 해체하고 ‘쿨’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리믹스하는 것이 감각적 소비자의 핵심 놀이가 되었다. 패션 인스타그램, 틱톡 영상 속 중국 거리 패션 캡처는 더 이상 ‘촌티’라 불리지 않는다. 오히려 ‘저기서만 살 수 있는 감각’ ‘베이핑, 스공, 란저우’ 등 도시별 감성 차이까지 자연스럽게 해석한다.
관광·패션 시장의 이런 변화는 ‘양적 지표’와 ‘질적 욕망’, 두 가지 트렌드를 동시에 집어든다. 매달 늘어가는 출입국자 수나 각종 빅데이터 지표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파도라면, 그 아래엔 여행이 나의 이야기, 나만의 세계관과 취향을 증명하는 ‘경험 소비’가 자리한다. ‘가고 찍고 누리는 것’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동시에 세속적으로 치장되지 않은 개성 자신감이 2026년 여행의 묘한 동력을 구성한다. ‘남들이 안 가는 곳,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방식’의 여행이 더이상 소수만의 놀이가 아닌, 일상적 ‘감각적 승부처’가 된다.
이번 여름, 한국인의 중국 여행 러시는 사회·경험적으로 매력적인 감각의 리셋이다. ‘중티’를 스스로 해체해 ‘오히려 좋아’라고 선언하는 이들 사이에서, 트렌드는 과장된 소비가 아닌 “내가 원하는 방식”의 아주 사적이고 세련된 취향표출로 옮겨가고 있다. 예전의 뻔한 단체여행과 차별화되는 지금, ‘안 해본 것, 그게 곧 내 브랜드가 된다’는 씬스틸러적 현장감과 에너지가 2026년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심미적으로 다시 채색한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