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와 함께 걷는 길, 한양대병원의 건강한 동행
“우리 아이가 좀처럼 열이 내리지 않아 병원을 찾았을 때, 무력감과 불안이 한꺼번에 몰려왔어요. 아이 건강에 대해 아는 것도, 물어볼 사람도 없어 막막하던 그때, 한양대병원 건강강좌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7살 아이를 키우는 이지은(34) 씨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하루하루 변화하는 아이의 건강, 더워진 여름날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아빠의 마음을 쿵쾅이게 하곤 합니다. 지난 7월 중순, 한양대병원에서 ‘우리아이건강’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건강강좌에서는 이런 부모들의 불안과 궁금증, 그리고 바쁜 일상에 쫓겨 미처 챙기지 못했던 아동 건강의 균형점을 찾아주는 시간이 펼쳐졌습니다. 현장을 찾은 부모들은 ‘웬만하면 검색으로 다 해결한다’는 익숙함을 내려놓고, 아이를 돌보며 지나쳤던 건강과 성장의 사각지대에 귀를 열었습니다. 매일 아이의 온도에 귀 기울이고, 새벽에도 아이의 행복을 고민하는 이 시대의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은 서로의 고단함을 다정하게 위로하는 풍경이었습니다.
한양대병원은 이번 건강강좌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영양사, 임상심리사 등이 팀을 이뤄 아이의 건강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마련했습니다. 단순히 ‘어린이 질병 정보 전달회’가 아니라, 우리 아이의 하루를 좀 더 편하게, 웃으며 보내기 위한 대화의 장이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한 의료진은 “질병의 증상을 놓치는 부모는 없지만, 스스로 잘 돌보고 있는지 불안해하는 부모님이 많다”며 “진료실에서는 시간과 여유가 부족한 만큼, 이런 강좌를 통해 더 많은 설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아이가 아프다는 것, 그 안의 심리적 고립감과 부담감은 제대로 다뤄진 적이 별로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질병 정보와 성장 문제에 대한 지식의 격차는 더 심해졌습니다. 특히 한부모 가정, 이른 양육을 시작한 20대 초반 청소년부모, 맞벌이 부부처럼 사회적으로 돌봄의 손길이 닿기 쉽지 않은 가족들에게 이번 강좌가 얼마나 의미 있는 자원이었는지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아이의 소변 색깔, 감기 초기증상, 잘못된 처방이나 민간요법의 위험성 등 평소 병원 진료실에서는 물어보지 못하거나 간과했던 사소한 질문들이 쏟아졌죠. 질문 하나에도 깊은 공감과 정확한 피드백이 돌아오는 모습에서 진짜 ‘돌봄’이란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됩니다.” 현장에 참석한 김진수(40)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국내외 여러 조사에 따르면, 아동 질환에 대한 부모들의 정보 접근성은 소득이나 거주지역, 심지어 교육 수준에 따라 큰 격차를 보입니다. 병원에서 직접 오프라인 강좌를 마련한 행보, 그리고 상담창구로써의 역할 확장은 매우 반갑습니다. 미세먼지, 식중독,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이 늘고 있고, 아이들의 건강식 변화·정신적 불안·운동 부족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면서 더욱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부모들이 키즈카페, 부모 커뮤니티 혹은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이웃에게만 의존해왔으나, 정확한 치료지침과 예방법, 적기에 필요한 의료 정보를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죠. 한양대병원 건강강좌는 이런 틈새에서 접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아이의 이상 증상’, ‘여름철 식중독 예방법’, ‘성장판과 영양’, ‘환경오염과 호흡기 질환’ 등 강연 주제 하나하나가 실제로 일상을 사는 부모들의 언어로 맞춤형으로 쏟아졌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부모들은 고립된 불안 대신 ‘공론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힘을 새삼 느꼈고, 현장에서는 직접 의료진에게 사례를 털어놓으며 위로받았습니다. 그 중 한 어머니는 아이가 밤마다 숨을 헐떡인 경험을 고백하며 “병원 대기실에서는 그냥 참고만 넘기던 마음이 모처럼 풀렸다”고 덧붙였습니다. 감염병과 경제난, 육아 고립 등이 복합적으로 겹친 오늘날. 사회 각계가 아동 건강에 투자하고, 돌봄 격차를 실질적으로 메워가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의 과업임을 환기시키는 자리가 됐습니다.
실제 해외 주요 선진국들도 부모 대상 ‘헬스 리터러시’(건강 문해력) 교육을 공식적으로 운영, 의료진과 지역사회가 협력해 올바른 양육환경을 만드려는 노력이 활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야근, 교대근무, 정보 격차 등 여러 현실 속에서 아이 건강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개인이 감당하다 지치곤 했죠. 한양대병원이 실질적 정보전달뿐 아니라, 부모의 감정까지 어루만지는 프로그램으로 나아간 점은 사람 중심 복지의 프레임 안에서 더 크게 평가되어야 합니다.
모든 아이와 부모가 건강하게 자랄 권리를 위해 사회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각 가정의 이야기가 수많은 정책의 방향을 움직입니다. 한양대병원의 이번 시도가 또 다른 의료기관, 지방 중소병원, 보건소로 전파되어 아동 돌봄의 ‘균형있는 확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그 길 위에서, 아픈 아이 곁을 지키는 부모 모든 이들의 마음 또한 함께 보듬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