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핵심 인프라에 적용… ‘국산 반도체 우선구매’ 정책의 구조와 전망

2026년 8월 14일 기준, 정부가 국가안보 및 핵심 사회 인프라에 ‘국산 반도체 우선구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정책의 주요 골자는 에너지, 금융, 통신, 공공 서비스 등 국가안보와 직결된 분야의 대규모 정보통신 기반시설에서, 향후 신규 및 대체 반도체 소요를 우선적으로 국내 생산 제품으로 충당하게 하는 것이다. 관계 부처와 산업계에 따르면, 대상이 되는 관련 인프라 시장의 연간 반도체 구매 규모는 19조 5,000억 원(2025년 기준)이며, 이 중 국산 반도체 점유율은 현재 26.7%로 집계된다.

정책 추진 배경에는 국가 단위 공급망 붕괴 위험과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반복되어온 반도체 기술·자원 확보 경쟁이 있다. 2022~2025년까지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기준 19.3% 수준이나, 메모리 편중 현상은 심화되고 비메모리 핵심 부품의 기술 내재화율은 7.1%에 그친다. 미·중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 10개국은 이미 자국 안보 인프라를 대상으로 유사한 전략을 실시 중이며, 2024년 미국의 ‘CHIPS and Science Act’ 및 2025년 유럽연합의 ‘European Chips Act’는 제품 국산점율을 30~50% 선까지 요구한다.

산업부,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가 2026~2028년 도입 로드맵 초안을 추진, 과기정통부 산하 세부 정책위 자료에 따르면 각 부문의 국산 대체 잠재율(2025~2028년 누계)은 에너지 부문 41.2%, 금융 부문 27.4%, 공공 통신부문 33.9%로 전망된다. 실제 정책은 대기업 및 중소 벤더 자격 제한, 기술·보안 심사 의무화, 국산-외산 혼합사용 한도 설정 등 세부제도로 세분화된다.

시장 반응은 분기별 여론조사와 업계 설문에서 교차 확인된다. 2026년 1분기 전국민 정책 신뢰도 조사(KOPI-정책트래커 기준, n=2,000)에서 ‘국산 반도체 우선구매’ 찬성은 57.8%(±1.9%p), ‘기술 자립 촉진’ 기대응답은 62.1%에 달했으나, 부정적(‘국가 경쟁력 악화·비용상승’) 응답도 33.4%를 기록했다. 업계 조합 및 IT기업 대상 실무 설문(KITA-반도체포럼, n=250)에서는 “민간용 전환 지연 시 산업 생태계 왜곡 우려” 응답(21.7%)과 “기술 검증·인증 체계 미비 부작용” 예측(17.2%)이 지적된다.

정책의 실제 효과를 수치 기반으로 예측하면, 국가안보 인프라의 국산 반도체 비중이 2028년 기준 45% 내외(±3.5%p)로 확대될 전망이다. 매출액 단위로 환산시 관련 산업 직·간접 파급효과는 연 2조 8,000억~3조 6,000억 원, 수입대체 효과는 연평균 1조 9,000억~2조 3,000억 원으로 예측된다. 2024~2026년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연평균 성장률(CAGR)이 7.3%로 집계되며, 이에 대응해 한국 내 반도체 설계·공정 기술 자립 가속화 정책이 병행될 경우 ‘기술 종속 심화 리스크’는 17~21% 감소한다는 산자부 정책영향평가(2026년 6월) 분석도 인용할 수 있다.

국산 우선구매 도입에 따라 안보 인프라 핵심부문에는 제품 특화 기술 인증·국가 차원의 부품 안정성 검증 모듈이 신설된다. 반면, 실증단계까지 소요되는 표준 인증 기간 중 상당수 글로벌 벤더의 이탈, 신규 기술 이전 과정의 ‘역진입 장벽’(reverse entry barrier)이라는 부정적 변수도 존재한다. 정책 설계상 실질적인 국산품 판정 기준, 가격 경쟁력 미달분에 대한 국가 보조, 중기기업 경쟁력 제고 등은 여전히 정책 내 불확실 요소로 지적된다.

대외적으론 미·중 갈등 심화 속에서 국가안보 관련 분야의 ‘기술 블록화’ 현상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미국 국방부는 한국·대만·EU 주요 반도체 업체에 추가 안전성 검증을 요구하고, 중국은 2025년 2분기부터 반입 반도체 부품의 국가인증 의무화를 예고한 바 있다. 시장별 ‘국산 우선’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무역기구(WTO) 분쟁 가능성, 장기적 경쟁력 저하 등 관리지표(MTI 공급망지수, 2026.7 기준 69.3점, 전년동월 대비 -2.1)도 주목해야 한다.

요약하면 국가안보 인프라용 반도체의 국산 우선구매는 자립도 제고와 전략적 이익 보호를 지향하지만, 내외부 공급망의 충격 및 정책 신뢰 확보, 예산 분담 구조, 글로벌 규제 변화에 대한 동시 대응이 중장기적 성공 변수다. 향후 글로벌·국내 반도체 공급망의 전환 국면에 따라 사회·산업·정치적 논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 정우석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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