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대경제기본법, 100일의 초입—사람과 사람을 잇는 법의 무게

여당 복기왕 의원이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을 임기 100일을 앞둔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연대경제의 취지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경제적 연대의 틀을 법적으로 마련하자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이미 연대와 상생을 실천하는 수많은 이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마주하는 사각지대는 도처에 널려 있다.

서울의 골목 빵집에서 파티시에 김희성 씨는 자기 가게를 사회적기업으로 바꾼 뒤 오히려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이야기한다. 공공조달의 높은 장벽, 인증절차의 복잡함, 벤처지원에 비해 지나치게 얇은 정책의 손길, 운영자금의 만성 부족 등 그와 같은 사람들이 매일 부딪히는 현실이다. 복기왕 의원은 “이 상태로 가면 사회적경제가 거의 생존 위기에 놓일 수 있다”며, 30일 본회의 통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이 목소리는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성장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에 남은 상처들은 쌓여만 갔다. 장애인 노동자 이지훈 씨는 사회적협동조합에서 근무하며, 자립의 기쁨을 얻었지만 “월세와 의료비를 갚으려면 늘 한숨이 앞선다”고 말했다. 현장에도 희망과 절망이,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이런 이야기가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의 제정이 갖는 실질적 의미다. 법안은 단순히 제도 추가가 아닌, 다양한 경제 주체 사이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지키고, 취약계층이 경제활동의 한복판에 설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약속이다.

그러나 국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사회연대경제라는 이름 아래 재정 지원이 남발되거나, 사각지대까지 완벽하게 포괄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예산 낭비 아니냐”, “지나친 시혜적 정책이다”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지리산 아래의 한 마을기업 대표 장영숙 씨는 “재정 지원이 아니라 현장에 맡기는 규범, 불합리한 진입장벽을 내려놓는 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사회연대경제법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불평등을 줄인 대표 사례로 꼽힌다.

사회적경제 종사자들은 내일의 불확실함보다 오늘의 열악함에 더 시달린다. 임금의 절반이 복지 서비스에, 나머지 절반은 사업체 유지를 위해 쓰인다. 경제적 이익이 전부가 아닌 곳, 사람들의 삶이 개선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이들의 현실은 아직도 녹록치 않다. 고령화, 지방소멸, 청년 실업—국가적 과제마다 사회연대경제는 무거운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다.

사실 우리의 마을, 삶의 구석구석에는 조용히 변화를 만들어내는 이들이 있다. 한 청년협동조합 운영자는 “우리는 누군가를 돕는 게 아니라, 함께 산다는 감각을 공유하려고 한다”는 소박한 진심을 나눴다. 이런 사람들의 손이 눈에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다. 법안이 통과된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제도의 키를 쥔 국회가 마주할 선택지는 여전히 분명하다. 이 시대가 외치는 연대를, 한 계층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몫으로 돌릴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무게만큼 국회도 책임의 가치를 새기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30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앞두고, 길지 않은 100일을 버텨온 현장의 사람들이 작은 희망을 붙잡고 있다. 수많은 이들의 작은 목소리와 손길이, 법의 언어로 제도화되는 시점은 멀지 않았다. 경제가 아닌 사람의 삶을 위한 첫걸음, 이 논의가 온전히 사회 전체의 연대로 실현되길 소망한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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