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 비중 상승, 경제 성장의 전환점 될까

한국은행은 최근 주요 발표를 통해 IT 산업의 경제 내 비중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며, 구조적 성장률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디지털 전환이 전 산업 분야를 관통했고, 이에 힘입어 국내총생산(GDP) 중 IT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사실도 부각된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지능(AI)·클라우드·반도체·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T 분야가 개별 산업의 성장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혁신까지 견인하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 IT 산업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의 기술 투자 방향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친환경 IT 인프라에 집중되는 양상이고, 반도체 분야에서의 한·미·중 간 기술 경쟁 역시 세계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 본격화 이후 자원 분쟁과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IT 핵심소재·부품의 생산·수출능력이 한 국가의 경제 안정성, 나아가 외교와 안보에까지 직결되는 양상이 가속화됐다. 한국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에 강점을 지녀 예외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투자 확대와 기술 내재화 정책이 동반될 경우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낙관에만 기댈 수 없는 구조적 과제도 확연하다. 우선 IT 붐이 저성장 탈출의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으나 실은 지난 20년간 한국은 한편으론 생산성 증가, 한편으로는 고용 미스매치와 사회 격차라는 이중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첨단 IT 산업에서 창출되는 일자리 수는 기존 노동집약형 산업보다 현저히 적으며, 고도화된 기술력·전문성 요구로 인한 교육 및 재교육 시스템의 한계가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또한, 디지털 격차, 지역간 인프라 불균형, 고용시장 MZ세대와 중장년층 간 괴리, 기초과학 및 소프트웨어 역량 부족 등은 여전히 한국 IT 산업 성장의 병목요인으로 남아 있다.

정책적 시사점도 명확하다. 미국의 CHIPS & Science Act, 유럽의 Digital Decade Policy처럼, 한국 역시 IT 기반의 산업전환과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정부주도 투자와 규제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다. R&D 투자 확대, 디지털 인재 양성,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이다. 단순한 IT 하드웨어 강화가 아니라 AI·소프트웨어·데이터 중심의 미래 첨단 산업 생태계 육성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금융·조세·교육분야 연계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 미국과 일본, 대만은 인공지능 기초연구부터 초거대 반도체 공장에 이르기까지 파격적 보조금과 글로벌 인재 유치 정책을 병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규제 패러다임 전환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동시에, IT 경제 비중 확대가 가져올 소수 대기업 중심 구조화,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성장 한계, 데이터 독점 및 개인정보보호 등의 부작용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경제 성장률 상승의 이면에 양극화 심화, 사회적 신뢰 저하, 기술윤리 문제 등이 배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단기적 성장률 제고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포용력 제고, 공정한 디지털 전환 지원, 인프라 재분배 정책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세계 경제의 판도와 경쟁 구도가 기술혁신에 따라 급변하는 가운데, 한은이 지적한 것처럼 ‘IT 비중의 확대’는 분명 한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다. 그러나 그 이면엔 인재, 규제, 사회적 합의 등 다층적 과제들이 놓여 있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혁신의 추진력과 리스크 관리, 그리고 진정한 포용성장 모델을 동시에 실현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

결국 IT는 도구이자 기반이며, 이를 어떻게 성장정책과 혁신생태계에 녹여내느냐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정책 추진자와 현장 기업, 노동자, 시민사회 모두의 균형 잡힌 논의와 참여가 절실한 시점이다.

— 이한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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