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학생 주축’ UST·KIST 연구진, 유전성 뇌질환 ‘헌팅턴병’ 치료 새 가능성 열어
2026년 8월 31일, 베트남 유학생들로 구성된 UST·KIST 연구진이 유전성 뇌질환 헌팅턴병 치료와 관련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헌팅턴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변이 단백질(huntingtin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을 감소시키는 실험적 방법을 발견했다. 실제 동물모델 실험에서 이 치료법의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주요 공공연구기관이 주도했으나, 실질적 연구의 중심에 베트남 출신 유학생들이 있었던 점이 국제 교류 및 협업의 상징적인 사례로도 주목받는다.
의료계에 따르면 헌팅턴병은 부모 중 한쪽이 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면 아기 역시 50% 확률로 해당 병을 발병할 수 있을 정도로 유전성이 강하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헌팅턴병 환자 수는 드물지만 일생을 벗어나지 못하는 진행성 신경퇴행질환으로 손꼽힌다. 뇌신경 세포의 변형과 파괴 과정은 어릴 적 증상이 전혀 없다가 중장년기에 급격히 나타난다. 주요 증상으로는 불수의적 근육운동(무도증), 인지기능 저하, 우울 및 성격 변화 등이 포함된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으며, 증상 완화와 돌봄 위주 진료에 머물러 있다. 가족력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과 사회적 편견, 경제적 고통 역시 상당하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 이번 연구 결과는 환자와 그 가족, 의료계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팀이 발표한 핵심은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을 막는 약물 후보 도출과, 이 기전이 신경세포 보호에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주요 실험은 헌팅턴병 동물모델(마우스)에서 실시됐는데, 약물 투여군에서 신경세포의 손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행동장애 또한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구조적으로는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는 시스템(유비퀴틴-프로테아좀 경로) 활성화와 관련된 조절 기전이 탐색됐다. 실험 데이터는 학계에 공개됐으며, 아직 임상 1상 진입 전 단계다. 해당 논문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저널(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등)에 게재됐다. 임상 적용까지 갈 길이 남았지만, 이번 성과는 국내 뇌질환 연구의 경쟁력과 국제협업 네트워크 성장 모두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의 또다른 특징은 베트남 출신 유학생 주축의 융합연구였다. 2010년대 후반 이후, 국내 대학원 및 연구기관의 외국인 연구인력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KIST는 아시아 신흥 국가 유학생의 우수 인재 확보 및 국제 공동연구 확대 사례로 꼽힌다. 실제 연구 총괄 박사과정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꾸준한 기초연구 환경, 양질의 실험 인프라, 한국 연구진과의 수평적 협업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민·유학생 출신 연구자의 비중 증가는 앞으로 국제과학계의 현상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헬스케어 IT업계와 바이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신생 바이오 제약 스타트업들의 잠재적 투자 포인트로 보고 있다. 희귀 신경계 질환 극복은 글로벌 제약기업들 사이에서도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유전자치료, 세포치료 등 첨단 기법 경쟁이 이미 본격화됐다. KIST 연구진의 이번 성과와 같이 단백질 분해 조절 방식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고, 다중 경로 표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외 사례와 차별화가 가능하다. 전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라이센스 아웃 협상도 꿈꿔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환자 지원단체와 보호자 모임은 기존의 ‘치료 불가’ 인식에서 벗어나 실험적 치료의 희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임상 단계 진입 및 규제 승인,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또 한편으로 과학계 내에서는 외국인 연구자 중심의 연구성과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젊은 연구자 육성, 지원책 보완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기술 과실의 국외 유출 우려와 인재 유치 경쟁에서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 마련이 함께 요구된다.
한편, 헌팅턴병 환자 가족은 치료와 복지, 사회적 편견 극복, 생애 전반의 돌봄 체계 강화 등 복합과제가 남아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조기 진단과 유전상담, 맞춤형 재활 서비스가 병행돼야 한다. 정부 주도의 희귀질환 정책과 첨단 의료기술 규제 개선 역시 중요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험적 연구 결과들이 일선 의료 현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수적이며, 환자와 가족, 연구자, 의료계가 긴밀히 연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은 글로벌 인재 집적, 융합 연구환경, 희귀질환 극복 노력 등 여러 사회적 함의를 동시에 보여준다. 긴 임상 절차와 예산, 전문인력 지속 투입, 윤리적 검증 등 현실적 과제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병행돼야 할 시점이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