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안오면 야구하기 좋은 날씨죠!’ 한용덕 KBO경기운영위원, 가을야구의 컨디션을 말하다
2026년 9월 1일, 오후 잠실구장은 여름 끝자락과 가을 초입이 맞물린 바람으로 물씬 살아났다. 한용덕 KBO경기운영위원의 짧은 멘트, “비만 안 오면 야구하기 딱 좋은 날씨”라는 평가는 단순한 분위기 전언이 아니다. 130경기를 넘기는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1개월, 한 경기가 시즌 전체를 뒤바꿀 변곡점이 되는 이 시기, 구장 날씨와 그라운드 컨디션, 그리고 불규칙한 기상 요인이 경기의 흐름과 선수 기량 발휘에 치명적 변수가 됨을 명확하게 읽어낸 현장 담당자의 언급이다. 실제 8~9월, 수도권 광역단지는 매년 짧은 장마와 예기치 못한 스콜 유형 소나기에 직격탄을 맞아왔다. 2025시즌 기준해도 삼성과 롯데, NC 등 일부 팀들은 예정보다 2~3경기 밀렸다가 더블헤더로 터프하게 일정 강행, 선수단 체력 고갈과 기록 변동폭이 컸다. 30도 초반의 저녁으로 내려앉은 기온, 내야 흙의 수분 배분, 외야 잔디의 활력 등 미세한 환경 변화는 투수의 피칭 변곡점, 타자의 스윙 타이밍, 수비 움직임의 신속성을 날카롭게 가른다.
올해 들어 주목할 부분은 KBO 경기운영위원회의 역량 강화다. 한용덕 위원이 2024 시즌 이후 합류해 구장별 강수 예측·기상 데이터와 실제 경기 상황 연동을 촘촘하게 관리, 작년 대비 우천 취소 건수를 15% 이상 줄였다. 취소-재편성 반복에 따른 중복 피로도를 줄여 준 점, 선수단과 관중 모두의 효율적 일정 소화를 가능케 했단 점에서, 경기운영 본연의 가치를 새삼 각인시킨 사례다. 최근 세 시즌 연속으로 우천 연기 여파 큰 구단(특히 SSG, 두산, 한화)에서 부상 위험 증가, 핵심 투수 조기 소진 현상—이른바 ‘비 오는 날 불펜 소송’—까지 이어진 만큼, 운영위의 컨디션 체크와 날씨 대응은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경기력의 일부다.
실전에서 담당관의 예측과 공지는 감독 코칭스태프의 전략 수정에 직접적 변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용덕 위원 주도하에 도입된 ‘분기별 잔여 강수 데이터 제공’, ‘경기 전 점검 체계화 프로그램’, GRASS-MOIST센서 도입 등은 각 팀 벤치로 전달되어 실시간 배팅 오더 및 불펜 운용, 내야수 시프트 변형까지 세밀하게 가동할 근거 자료가 되었다. 특유의 내야 흙 컨디션 변화는 토종 좌완 투수들의 구위, 특히 슬라이더 각도와 브레이크에서 눈에 띄는 변질을 일으켜, 올 시즌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작년 동기 대비 7% 이상 하락함을 기록 데이터가 뒷받침한다. 야수진 역시 미끄러지기 쉬운 수분 상태나 단단한 바닥 차이로 인해, 번트 수비 성공률이 극명하게 차이 나며, 실제 두산과 LG—서울 라이벌전에서 김현수, 박계범 등이 연속 번트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야구 경기 외부환경이 실전 흐름과 퍼포먼스에 끼치는 영향은 비단 KBO리그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 미국 MLB 통계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MLB는 9월 플레이오프 확정권 진입 경쟁에서 “homogeneous weather advantage”, 즉 기후와 홈구장 환경 통일성이 승률 향상에 3%가량 기여한단 분석 결과도 있다. KBO 역시, 구장별 지리적 미세기후에 따라 NC, KT 등 돔 없는 남부권 구단에서 찬바람/습도에 취약한 경향이 나타난다. 실시간 날씨와 그라운드의 ‘감도’에 민감한 선수들은 특히 경력 1~3년차 투수와 유격수, 키스톤 콤비에게 심리적 영향까지 일으킨다. 류현진, 오승환 등 베테랑 선수들조차 실제 미디어 인터뷰에서 ‘날씨가 오늘 같은 날은 아주 특별하다’는 발언을 재차 남기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변잡기성 멘트가 아닌, 현장 퍼포먼스를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컨디션 관리 영역임을 시사한다.
KBO 경기운영위원회의 다음 관건은, 예측불허 장마 및 폭염, 태풍 등 극단 기상 변화 속에서 한 시즌의 밸런스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달렸다. 실시간 센서, AI 기반 예보 시스템의 고도화, 그리고 각 구단별 환경 피드백 시스템 구축이 구체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용덕 위원의 “비만 오지 않으면 야구하기 정말 좋은 하루”라는 멘트에는, 중압감 속에서도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현장 리더의 소명의식이 담겼다. 결국 기후와 현장의 미세한 변화까지 놓치지 않고 경기에 조응하는 운영의 치밀함이, 페넌트 막판 한 경기 승패와 포스트시즌 대진, 그리고 선수들의 연봉구조까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구장 밖을 보는 한용덕의 시선은, 리그의 완성도와 직결되는 그라운드 마지막 변수 하나를 예고한다.
앞으로도 현장 감각 중심의 경기운영 강화, 그리고 데이터-감각 융합 프로세스가 야구팬들에게 역동적 플레이와 선수들의 건강한 경쟁, 명승부를 제공할 수 있는 밑바탕이다. 한용덕 운영위원이 직접 전한 현장 목소리는, 경기 밖에서 더 날카롭게, 더 정확하게 그라운드를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KBO리그 품격의 밑돌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