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거절’ 속출…코스닥, 구조적 부실 또 폭로됐다

감사의견 거절이 연달아 터지면서 코스닥 상장사들의 상장폐지가 속출하고 있다. 회계 법인의 도장을 받지 못했다는 건 그 회사의 재무제표, 운영 실체, 심지어는 존속 여부마저 의심받는다는 얘기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이것은 회사가 ‘사실상 껍데기’로 전락했다는 공식 선언이나 다름없다. 올해 들어 벌써 10여개 기업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이 내려졌다. 그 여파로 즉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고, 주가는 바닥을 쳤다. 실물경제가 힘겨운 지금, 코스닥 시장은 기업광고판이 아니라 부실회사의 도피처라는 오명을 다시 뒤집어쓰고 있다.

시간을 따라가보자.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난 감사의견 거절에는 뚜렷한 패턴이 있었다. 2025년 유동성 위기와 금리 급등이 결정타였다. 자금줄이 막히면서 운전자본을 돌릴 능력이 사라진 기업들은 법인카드 돌려막기, 허위매출, 관계사 통한 자금 도피 등 낡은 수법을 반복했다. 그러다 외부감사 시즌이 닥치자, 기존 회계법인들은 손을 떼고, 간이감사나 논란 많은 소형 법인으로 갈아탔다. 감사보고서란 마지막 보루마저 망가진 셈이다. 감독당국은 뒤늦게 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수없이 많은 투자자 피해는 발생했다. 상장유지를 위해 악전고투하던 기업들은 2026년 들어 아예 시장의 신뢰를 걷어차 버렸다.

도대체 코스닥은 왜 매번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는가. 구조적 비리를 들여다봐야 한다. 우선, 상장 문턱 자체가 낮아졌다. 기업은 빠르게 돈을 모을 수 있지만, 성장률만 강조하다보니 내부통제는 허술해진다. 외부감사 무용론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생시키겠다고 했던 몇 차례 개혁안은 번번이 ‘솜방망이’ 처벌과 입성 문턱 낮추기에 밀려 변죽만 울렸다. 상장 후 3년간 집중관리를 한다고 해도, 상장법인은 온갖 우회 투자와 비상식적 임직원 보상 제도를 만들어냈다. 표면적으로는 ‘혁신 스타트업’ ‘신 성장 동력’을 내세우지만, 진짜 속내는 경영진이 기관과 소액 투자자를 지나치게 손쉽게 속일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감독당국은 이제껏 ‘부실 종목 퇴출 강화’라는 관성적 대응만 되풀이했다.

실체는 이렇다. 소위 창업주 중심의 코스닥회사 상당수는 경영진 리스크와 자금흐름 비리, 감사법인 간 유착, 내부 인사들의 공모로 빈번히 ‘감사의견 거절’ 사태를 자초했다. 신사업 확장 명목의 자기자본 과다투입, 과점 오너가의 사채성 차입, 계열사 간 보증, 대여금 뒤섞기가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회계 감사인은 정작 실사를 깊이하지 않고 표면 검토에만 그쳤다. 매년 비슷한 감사 한정·거절 사례가 도돌이표처럼 찍혀나왔지만, 절차적 조치에 불과한 시장퇴출이나 퇴장명령 이상의 조사가 이뤄진 적은 드물었다.

투자자 피해는 늘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된다. 소액주주들은 분개하지만 회사는 “경영공백-회계오해”만 앵무새처럼 읊는다. 상장폐지 공시엔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며, 그간 누가 얼마나 사내유보금을 빼돌렸는지, 뒤늦은 경찰·검찰 수사가 이뤄져도 이미 자산은 빠져나간 뒤이기 십상이다. 코스닥의 투명성 강화, 상장폐지 사유의 명확화, 분기-반기 감시 강화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수많은 전문가가 외쳤지만, 매년 반복되는 ‘감사 거절 쇼크’에 감독 시스템은 손 놓은 채였다.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나 실질적 감사위원회 도입, 비상장 경영진의 형사책임 강화 등 선진국의 모범사례 도입도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다.

한국 자본시장의 민낯이, 다시 한번 코스닥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개미투자자들의 ‘시장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기만과 속임수, 책임 회피로 얼룩진 현장은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이다. 진짜 시스템 개혁 없이는, 감사의견 거절은 오늘로 끝나는 뉴스가 아니다. 나아가, 반드시 책임자 명단이 공개되고, 팀장·위임 감사 모두의 실명과 대처 내역이 기록·공개되어야 한다. 반복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적당히 비판하는 언론, 그리고 뒤늦게 수습하는 금융당국—공범들은 어디까지나 같은 라인에 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소액주주, 무책임한 경영진, 감시를 못 한 당국, 그리고 관심 없는 시장. 더 이상 코스닥은 ‘혁신’이 아닌 ‘허상’의 대명사가 되어선 안 된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감사의견 거절’ 속출…코스닥, 구조적 부실 또 폭로됐다”에 대한 7개의 생각

  • 이 정도면 투자자 보호는 진작 물 건넌 건데요. 상장 요건이 허술하니 피해는 늘 국민 몫이죠😡 회계감사 무력하면 누가 신뢰하겠습니까? 이 참에 금융당국도 정신 좀 차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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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상장폐지 소식 들을 때마다 한숨… 투자 생태계가 이래도 되는 건가요? 어느 순간부터 코스닥=위험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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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서 또 누가 책임진다는 건지…이번에도 적당히 덮고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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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의견 거절 뉴스 또… 오너랑 임원들은 무사, 투자자가 항상 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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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코스닥만의 특산품: 껍데기 기업, 반복되는 감사 리스크, 그리고 또다시 터지는 상장폐지…끝없이 주기적으로 터지는 이 패턴!! 솔직히 회계감사 수준부터 다시 점검 들어가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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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상황 반복되면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개선책 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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