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8시, 집 구경이 일상…이제는 플랫폼이 된 집 꾸미기 앱
누군가의 집을 마음껏 들여다본다는 건 더이상 부동산 중개 앱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집 꾸미기 앱’들이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했고, 스와이프 몇 번이면 남의 ‘거실’, ‘주방’, ‘작은 방’까지 음식 냄새 대신 감각적인 사진과 인테리어 정보로 옮겨온다. 밤 8시, 자연스럽게 앱을 켜고 시작되는 ‘집 구경’의 시대. 익명성과 사적 공간의 문턱을 낮춘 건, 소셜미디어가 아니다. 바로 100만 넘는 이용자 규모의 집 꾸미기 앱들이었다. 여기엔 ‘오늘의집’을 필두로, ‘집 꾸미기’, ‘집닥’, ‘하우스텝’ 등 시장을 가장 먼저 개척한 플레이어들의 성장이 눈에 띈다.
이제는 ‘내 방 인증’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사용자들은 공간별, 테마별, 심지어 집 크기별로 분류된 사진과 실제 사용 후기를 공유한다. ‘이케아 책상 실물’, ‘20평대 신혼부부 인테리어’, ‘원룸에서 거실 만들기’가 인기 키워드다. 라이브 커머스와 실시간 이웃 채팅 기능, 그리고 자체 포인트 시스템이 결합됐다. 집 내 공간은 더 이상 소유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일부, 타인의 아이디어와 내 현실이 겹치는 거대한 확장판이 됐다. 앱은 이 흐름에 맞춰 맞춤형 제품 추천, 업체 중개, 리모델링 시공 서비스, 심지어 플랜 설계 AI까지 내놓았다. 과거 ‘잡지 속 남의 집 구경’ 정도로만 여겨지던 인테리어 시장이, 이제는 데이터와 리뷰, 커뮤니티가 융합된 디지털 미디어 시장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성장의 열쇠로 사용자의 참여와 ‘집을 매개로 한 놀이’를 꺼내들었다. ‘룸 스타그램’은 하루 수십만 건의 인증샷을 불러모으고, 참가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한 온라인 집 꾸미기 콘테스트까지 등장했다. 또, 사용자들이 만든 최애 가구의 인기 순위, 미니멀/맥시멀 변주, ‘가전 올인원 존’ 따위의 신조어가 그대로 새로운 상거래 트렌드로 이어진다. 과거라면 TV 버라이어티 쇼에서나 볼 법한 집 공개 문화가, 클라우드 공간과 실시간 포스트에서 발화한다. 기술적 진화도 눈부시다. AI와 빅데이터 기반 추천 시스템이 인기를 견인하고, 증강현실(AR)이나 3D 가상 공간 배치 툴도 확산됐다. 품평단·전문 상담까지 합류하며, 집 꾸미기의 문턱은 사라졌다.
이런 변화는 1인 가구·MZ세대의 영향이 크다. ‘내 집 마련’은 어려워졌지만 ‘내 공간 꾸미기’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해방감, SNS 피드에 꾸며진 방과 ‘좋아요’의 개수로 자기 만족까지 충족된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어나 새로운 취미·자기표현의 무대로 거듭났던 것이 주요 원동력으로 꼽힌다. 한 집꾸미기 플랫폼 관계자는 ‘집은 더이상 휴식 공간이 아니다, 내 라이프 스타일을 말하는 곳’이라고 단언한다. 누군가의 거실이나 침실 배치, 벽걸이 TV 활용 꿀팁을 바탕으로 나만의 공간을 재구성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하지만 시장의 두 얼굴도 분명하다.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나 업체가 중심에 선 상업 생태계, 그에 따라 논란이 된 지나친 상품 홍보와 광고성 포스팅, 그리고 플랫폼 내 업체 마진 구조 논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용자 스스로 리뷰와 광고를 구별하는 ‘내공’이 요구되지만, 파편화된 정보 속에서 진짜 경험담과 ‘뒷광고’가 뒤섞이는 현상 또한 만연하다. 가짜포인트, 후기 조작, 저품질 중개 서비스 등 일부 부작용은 플랫폼의 숙제다. 이에 업체들은 후기 검증 시스템, 프리미엄 인증 마크 등의 자정 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O2O(Online to Offline) 시공 시장 역시 폭발 성장했다. 집꾸미기 앱 내 견적 비교, 업체 중개, 실시간 상담이 일상이 되면서 소비자는 편리와 동시에 더욱 냉철한 소비자 경험을 요구한다.
집, ‘내 땅’이 아니라 ‘내 브랜드’가 됐다. 밤 8시의 집 구경은 단순한 유희를 넘어, 삶의 품격과 개인의 개성 표출 무대다. 그러나 그만큼 정보 과잉과 상업화, 허위 리뷰가 일상화된 플랫폼의 그늘에도 주목해야 한다. 수많은 취향과 경험이 만나지만, 그만큼 선택과 판단 책임 역시 커져간다. 남의 집을 구경하며 내 삶을 기획하고, 타인의 공간을 내 미래의 청사진으로 삼는다. 어쩌면,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고 나누는 것’이 오늘의 일상적 놀이이자, 새 소비 패턴이라는 것. 결국 무수한 집 공동체가 촘촘히 연결되는, 집 꾸미기 시대의 오늘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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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집은 없고 앱 구경만;; 현실도피용임🛋️
집 인증샷 올리는게 이젠 유행이니까 언젠가 내 방도…!! 부럽다 진짜
정말 AR기능 신기하지만…!! 실제로 시공하면 항상 망함…ㅠㅠ
ㅋㅋㅋㅋ 현실은 내방 좁아서 아무것도 못함